경제의 개념이 사라지면서 가치에 다른 이야기

이것이 바로 과학자가 실제로 준행해야 할 추론 방식이며 법원에서 실제로 법적 논쟁을 행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인용된 선례가 정말로 유사한 것인가 아니면 단지 시적 비유나 문장 표현상의 비유법 또는 청자에 대한 ‘기만술’에 불과한 것인가? 이들 허위의 유사성을 독설가 테오도르루스벨트는 ‘족제비같이 애매한 말’이라고 폄하하였다.

경제학에서 그런 말에 해당하는 것이 가치, 평등, 자유 등일 수도 있다. 우리는 위의 ‘애매한 말’을 사용하지 않으려고, 가치라는 용어를 역사적으로 사용가치, 심리가치, 협상가치 등 세 가지로 구분하여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설명한 바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백 년간 환상에 불과한 체화(노동)가치와 통제 (노동)가치 개념에 묶여 있던 것을 ‘화폐적 가치’ 개념으로 전환시킬 수 있었다. 복본위제도 하에서는 금과 은이, 그리고 단본위제도 하에서는 금만이 ‘진짜’ 돈으로 간주되었다.

금속화폐는 정부나 자의적 인간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 자체가 실물화폐였기 때문이다. 그것은 투입된 실제노동으로 체화된 사용가치와 소유자에게 노동을 고용할 수 있는 능력을 부여하는 교환가치를 갖는 양면성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세 번째의 역사적 단계에서는 은행이 자기의 신용을 모든 거래의 공용 구매력이 되게 함으로써, 그리고 법원이 계약이행에 이를 구속시킴으로써 화폐 역시 신용과 정치 그리고 법원의 통제에 기초하는 협상적 가치가 되어버렸다.

이런 방식으로 ‘착취’ 가치, ‘재생산’ 가치, 효용의 ‘체감적’ 가치 등 여타의 모든 역사적 가치 개념도 계약에 체화되어 법원의 명령에 따르는 법 집행관이 강제하는 협상적 가치의 복잡한 행태적 과정 속에 함몰되어 버렸다. 협상적 가치로서의 이러한 가치 개념은 1935년에 한 차례 더 수정되었다. 그 해에 대법원은 계약의 ‘금약관’에 대한 사적협상에서 사전에 의회와 대법원의 인증을 받지 않으면 가치의 의미에 대한 합의가 유효할 수 없다고 기각했다.

부연하면 그 해에 대통령은 법화인 ‘그린백’ 지폐로 표시한 금화의 가격을 41% 인상했으며, 대법원은 대통령의 이 같은 조치를 지지했는 바, 그 논거는 의회가 사전에 가치에 대한 두 가지 기준, 즉 금의 무게와 그린백(지폐)의 금 평가기준을 만들었고, 따라서 동일한 정치적 권한으로 필요하면 금의 무게를 변경하거나 제거해버릴 수 있으며, 계약을 이행하는 유효한 표준으로서 가치의 본위를 화폐(지폐)에 둘 수 있다는 것이었다.

금약관 평결에서 법원은 미국의회의 1933년 6월 5일 통화정책에 대한 양원 합동 결의문을 지지했다. “이 시간 이전이나 이후에 발생한 모든 부채는 이러한 조항이 포함되어 있건 아니건 간에, 또는 이와 관련되어 있건 아니건 간에 마찬가지인 바 공적, 사적 채무에 대해 법화로 결제할 때 그 결제통화에 대해 심리하는 법원에서는 달러를 수수하는 것으로 채무 변제가 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이로써 대법원의 가치척도는 단순한 화폐로 바뀌게 되었다. 이렇게 금속본위의 ‘화폐가치’ 개념이 사라지면서 가치에 대한 여러 상이한 의미는 모두 수천 개의 은행이 발행한 신용(화폐)가치로 전환되었으며 이들 은행은 연방준비제도위원회의 직접적인 통제를 받으면서 대출자와 협상을 통해 신용을 제공하게 되었다.

물론 궁극적으로 은행은 대통령과 의회, 대법원 그리고 연방준비제도위원회를 선출하는 정치인들의 통제를 받게 된다. 그리하여 가치의 척도가 은행, 정치인 그리고 법원의 전체적 활동에 영향을 받을 뿐만 아니라 일희일비하는 감정을 가진 수많은 사람의 대중적 행위에도 영향을 받으며, 이것이 물가 수준과 구매력 크기뿐만 아니라 경제의 일반적 번영과 침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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